CJ대한통운이 내년도 주7일 배송 도입을 두고 택배기사들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 측은 격주 5일 근무제, 타구역 배송 추가 수수료 등 여러 쟁점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연내 합의를 이루고 내년도 주7일 배송을 개시할 지 이목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택배대리점연합회와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오는 11일 1일 4차 집중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 측은 10월에만 세 차례 회의를 진행해 구체적인 시행 계획과 요구 사항을 확인했다.
CJ대한통운의 시행 계획은 지난 22일 열린 3차 집중 교섭에서 공개됐다. 내년도 1월 1일부터 전체 물량의 85% 수준을 주7일 배송으로 전환한다. 설·추석 당일을 제외한 1년 363일 배송 체제다. 직간선·면단위 외곽 지역은 6개월 이상 진행 경과를 검토한 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CJ대한통운은 연착륙을 위해 격주 5일 근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4명이 1개조를 구성해 주5일 근무제를 기반으로 일요일·월요일 순환 근무를 더하는 방식이다. 일요일 또는 월요일에 출근하는 기사는 같은 조 4명의 구역 배송을 모두 담당한다.
쟁점은 추가 수수료다. 앞서 택배노조는 휴일 배송 건과 타구역 배송 건에 대해 추가 수수료 50%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기본 택배 요금을 건당 8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건당 1200원을 제시한 셈이다. 같은 조에 편성된 나머지 3명의 구역을 배송할 경우 노동 시간과 강도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추가 수당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추가 수수료에 대한 양 측 입장 차는 명확하다. CJ대한통운은 내년 초 휴일 배송 수수료 150%를 도입하되 분기 별로 10%씩 인하해 연말 125% 수준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타구역 배송 추가 수수료는 지급 여력이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31년 간 유지해온 주6일 배송-주6일 근무제를 바꿔야 하는 만큼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배송일이 늘어나는 데 개별 기사 근무일은 줄어드는 상황이다. 외주 없이 자체적으로 배송 체계를 전환하는 것은 무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업계 유일의 3자 물류(3PL) 주7일 완전 배송 체계를 구축한다면 경쟁사에 주는 파급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쟁사인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은 물량 이탈을 막고자 다양한 특화 물류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한진의 경우 네이버쇼핑, 미국 직구 물량에 이어 지난 8월부터 중국 e커머스(C커머스) 물량도 수도권 지역에 휴일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탄력적인 운영 시스템을 구축해 주7일 배송 전환에 성공한다면 CJ대한통운 입지는 굳건해질 것”이라며 “기사들을 설득하기 위해 얼마만큼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ttps://www.etnews.com/20241028000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