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제이제일제당이 쿠팡과의 납품단가 갈등 1년 만에 자사몰 강화책을 꺼내 들었다. 씨제이제일제당 제공
‘씨제이(CJ)제일제당 햇반 전쟁 1년, 브랜드 파워로 승부한다!’
씨제이제일제당이 납품단가를 놓고 쿠팡과 갈등을 벌인지 1년 만에 자사 공식몰을 강화하며 홀로서기에 본격 돌입했다. 자사몰의 회원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기로 한 데 이어 쿠팡의 로켓배송에 맞서 ‘내일도착’ 서비스 전면 도입을 선언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자사 공식몰 ‘씨제이더마켓’에 내일도착 서비스 ‘내일 꼭! 오네(O-NE)’를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씨제이더마켓 이용자가 오후 11시 이전에 내일 도착 서비스로 제품을 주문할 경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튿날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앞서 햇반, 비비고 국물 요리 등 박스 단위의 일부 상온 제품에 한해 내일도착 서비스를 운영해 왔으나, 이번엔 전 제품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씨제이제일제당 관계자는 “동탄온라인센터와 실시간 재고 상황을 연동해 고객이 주문한 날 출고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내년 1월 말에는 씨제이제일제당의 네이버 공식 브랜드 스토어 등 다른 플랫폼으로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씨제이제일제당의 이런 시도는 납품단가 갈등으로 인해 유통업계 1위 쿠팡을 통한 판매가 불가능해짐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씨제이제일제당은 오는 20일부터 씨제이더마켓 유료 멤버십 ‘더프라임’의 회원비를 월 2천원·연 2만원에서 월 990원·연 9900원으로 대폭 낮춘다. 가입 시 적립금 지급과 함께 제공하던 10% 상시 적립 및 월 1회 무료배송 쿠폰 혜택은 그대로 유지한다. 문턱을 낮춰 자사몰 가입자 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11월 말 기준으로 씨제이더마켓 누적 회원 수는 350만명 규모다.
앞서 씨제이제일제당은 신세계·11번가·네이버 등 쿠팡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이커머스를 통해 특가 판매와 신상품 론칭 등을 진행해왔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과 햇반전쟁을 벌여온 씨제이제일제당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쿠팡 없이는 힘들지 않겠냐’는 우려와 달리, 씨제이제일제당의 3분기 국내 가공식품 매출은 1조541억으로 1.3% 증가했다. 특히 햇반 매출은 14%나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씨제이제일제당이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면서 쿠팡 납품 매출을 아예 제외한 것으로 안다. ‘햇반’ ‘비비고’의 브랜드 파워에 씨제이대한통운의 배송력을 합치면 쿠팡 로켓배송 없이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며 “쿠팡과 내년도 납품단가 협상에 지친 업계에서도 씨제이제일제당 쪽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