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CJ대한통운을 상대로 파업 투쟁과 본사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택배노조의 목표는 근로조건 개선이 아니라 ‘이념·사상 투쟁’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극단적 수단까지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택배노조가 속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사무처장을 지낸 김준용 국민노동조합 사무총장은 18일 헤럴드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택배노조가 ‘노동자는 약자’라는 명분을 내걸고 정치적·이념적·사상적 투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택배)수수료를 올리려면 대리점과 협상하면 되지, 교섭 상대도 아닌 본사를 점거하고 폭행, 기물 파손까지 할 필요가 없다”며 택배노조 파업과 점거 농성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봤다.
그는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에서 대우가 가장 좋은 편이고, 택배기사들이 1인당 연 8500만원을 받는다. 과로사가 문제라지만 오히려 담당 영역을 넓히고 알바(아르바이트)를 고용해서 한 달에 1200만원 넘게 버는 ‘사장님’들도 있다”며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목적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민주노총 통일위원장 시절 북한에 가서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참배했고,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간부 출신”이라며 “민주노총이 ‘주 4일제’를 주장하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나. ‘노선’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택배노조 파업은 노동운동도 아니고, 목적이 근로조건 개선도 아니다”라며 “노조는 약자고, CJ는 모든 이익을 독식하는 강자라는 이미지를 공고화해 재벌을 해체하자고 주장하고 싶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사회적 합의를 앞세워 노동자와 재벌, 약자와 강자 등의 프레임으로 ‘갈라치기 싸움’을 시도하고 이런 투쟁을 대선까지 끌고 갈 것”이라며 향후 택배노조가 대선을 앞두고 극단적 투쟁까지 불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택배노조가 불법적으로 본사를 점거하며 막다른 골목까지 갔다. 이를 돌파하려면 불법적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을 가거나, 옥쇄투쟁, 고공투쟁, 극단적 선택 암시까지 염두에 둘 것”이라며 “‘죽음의 굿판’ 같은 흐름을 유도해 자신들이 유리한 국면으로 판세를 뒤집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택배노조가 다른 택배사와 연대 파업을 계획 중인 것과 관련해서도 “CJ대한통운 파업에 참여한 기사들이 전체의 8%밖에 안 되지만, 동료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협박하고 폭력도 행사한다”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이런 투쟁은 노동운동을 30년 후퇴시키는 적폐”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