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글로벌사업에서 포워딩 비중을 줄이고 계약물류(CL)를 확대하며 수익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택배 경쟁 심화와 글로벌 포워딩 운임 시황 변동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체질을 바꾸는 전략적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국·인도 넘어 중동까지...권역 허브 확장
20일 물류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최근 사우디 리야드에 글로벌물류센터(GDC)를 구축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사우디 GDC는 특정 국가를 넘어 중동 권역을 아우르는 허브형 거점이다. 인천에서 구축한 권역 운영 모델을 해외로 확장한 사례로, 보관·재고관리·포장·출고를 통합 처리하는 구조를 갖췄다.
사우디 진출은 기존 글로벌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회사는 미국과 인도를 전략국가로 설정해 대형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왔다. 미국에서는 콜드체인과 대형 CL센터를 중심으로 고부가 물류를 확대하고 있고, 인도에서는 인도 자회사 CJ다슬을 기반으로 육상·철도 복합운송 체계를 강화해왔다. 이번 사우디 GDC는 중동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권역 허브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국내 사업의 수익성 압박이 자리한다. 2025년 연간 매출은 12조2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08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 O-NE(택배·이커머스) 부문은 물량이 늘었음에도 경쟁 심화로 단가 인상에 한계가 있고 주7일 배송 ‘매일오네’ 도입에 따른 투자 부담까지 겹치며 이익 개선 폭이 제한됐다. 물량 확대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반면 글로벌 부문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4분기 글로벌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3% 증가했다. 미국 관세 영향과 운임 약세로 포워딩 물량이 줄었음에도 저수익 물량을 축소하고 미국 대형 고객사 CL 운영을 안정화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과다.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이익이 증가한 구조는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를 보여준다.
포워딩에서 CL로 무게중심 이동
글로벌 부문 영업이익 증가는 포워딩 중심 구조에서 CL 중심 구조로의 전환과 맞닿아 있다. 포워딩은 해상·항공 운임 사이클에 직접 노출돼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반면 CL은 장기 계약 기반으로 보관·분류·배송을 통합 운영하는 모델로 수익 가시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CJ대한통운은 TES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단순 운송을 넘어 통합 운영 역량을 강화하며 마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7월 글로벌사업부문 수장으로 조나단 송 대표를 영입했다. 60여 개국 영업을 총괄한 경험을 갖춘 인물로, 대형 B2B 고객 확대와 권역 단위 운영 체계 정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운영형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의지가 반영된 인선이라는 평가다.
CJ대한통운이 제시한 ‘글로벌 톱10’ 목표 역시 단순한 매출 확대와는 결이 다르다. 포워딩 중심의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CL과 권역 허브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운임 변동성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확장은 외형 확대가 아니라 수익 체질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강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은 포워딩과 CL이 함께 운영되는 구조로, 특정 사업만을 분리해 확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