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조와 갈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대리점주 이 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지난 2일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시스
택배 노조와 갈등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택배대리점주 이 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지난 2일 경기도 김포시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사진=뉴시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가 경기 김포시 대리점주 사망과 관련해 괴롭힘에 가담한 택배기사 12명에 대해 법적 조치에 들어간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가 지난달 30일 노조원의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경기 김포시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 점주 이 모씨(40)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들과 함께 고소·고발에 나선다.

연합회는 "집단 괴롭힘으로 대리점주를 사망에 이르게 한 대리점 12명의 택배기사 노조원을 대상으로 고소, 고발 조치하고 민형사상의 책임 물을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전국택배노조 대상으로 확대해 법적대응에 나설지 여부도 함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합회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리점주 이씨와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들은 지난 4월부터 대리점 관할구역을 나누는 것(분구)과 관련해 갈등을 겪어왔다. 이후 5월께 택배기사들이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에 가입하면서 갈등이 심해졌다.

연합회는 "이씨가 남긴 유서를 확인한 결과 이씨가 조합원들과의 갈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조합원 12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조합원 일부가 고인에게 인간적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내용의 글을 단체 대화방에 게재한 것은 맞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폭언이나 욕설은 없었으며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CJ대한통운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결정적 원인 제공자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앞세워 고인의 마지막 목소리마저 부정하는 파렴치한 태도를 보였다"다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쏟아낸 헛된 말로 고인을 다시 한번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연합회와 유족들은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하고 언급된 택배기사 12명에 대해 고소·고발에 나선다. 고인의 유언장 내용과 관련된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비극을 초래한 인물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