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사진=CJ대한통운.

#9년차 택배기사 이호기(36세)씨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배송이 일반화되면서 고객과 얼굴을 마주할 일이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매일 같은 구역을 같은 시간에 방문하고 배송과 반품 관련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기 때문에 고객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사이로 느껴진다. 

그런데 어느 날 받은 고객 문자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택배 어플에 올라있는 그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무서운 분’일거라고 생각해 반품할 일이 생겨도 편의점으로 부쳤다는 것이다. 마침 터미널을 방문한 포토트럭에서 어플용 프로필 사진을 찍어준다는 말을 듣고 그는 사진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이호기씨는 “택배 어플에 올라있는 사진을 보고 고객이 선입견을 가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비대면 배송으로 나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을 고객을 위해 좀 더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8월 한 달간 1000명의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택배 어플에 올라있는 프로필 사진을 바꿔주는 ‘웃음까지 배송합니다, 택배웃다’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택배웃다’ 캠페인은 CJ대한통운 택배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는 택배기사의 프로필 사진을 새롭게 교체하는 프로젝트로, 참여를 원하는 택배기사들이 스스로 포즈를 정하고 직접 찍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동식 셀프 촬영 스튜디오가 8월 한달 간 수도권 14개 터미널을 방문했으며 1011명이 참여했다.

CJ대한통운 택배를 받는 고객들은 자택이 포함된 구역을 담당하는 택배기사 프로필 사진을 어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담당 택배기사 얼굴을 알려줌으로써 고객들에게 신뢰를 얻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서비스다. 

‘택배웃다’ 캠페인은 고객들이 택배기사를 처음으로 만나는 어플에서부터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기존의 어둡고 경직된 택배기사 프로필 사진을 환하게 웃는 사진으로 교체하게 되면 고객들의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택배웃다’ 캠페인에 참여한 택배기사 금종명(36세)씨는 "일을 시작하면서 찍은 프로필 사진은 굳은 표정이어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택배를 기다리는 고객이 내 얼굴을 본다는 생각으로 활짝 웃으며 찍었다”며 “새로 찍은 사진을 통해 담당 구역 고객들과 한층 가까워졌으면 한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